DAY 1
📍양양째복 / 욜스테이샵
제주도에 이어 신청한 두번째 경험상점.
사실대로 말하자면, 12월의 제주여행은 만족스럽지 못했었다.
호텔측에서 잘 대처해줬었지만 온수가 나오지 않아서 고생했고,
온돌이 아닌 히터로만 난방을 해서 2층만 따뜻한 탓에
엑스트라 베드를 추가했던 1층은 기온이 16도라 사용할 수 없었거든.
(그냥 돈주고 엑스트라베드 추가한 사람됨)
그럼에도! 이번에도!
경험상점 홍보 페이지에 혹해서 친구들을 영업하여 일정을 맞췄다.
첫차를 타고 아침 일찍 강릉에 도착.
예전에는 내 차를 끌고와서 렌트카가 이렇게 비싼지 몰랐지...제주도 정도이려나? 생각했는데 거의 1.5~2배 정도 비싸다.
강릉역 안에서도 렌트카 업체들이 여럿 있지만, 나는 미리 예약을 해뒀던 터라 안내문자를 따라 주차장으로 가서 픽업했다.
경험상점을 예약하니 양양 추천 가게들이 정리되어 있는 노션 링크를 준다. 방문한 가게들 대부분 노션을 참고해서 다녀왔다.
양양에서 가장 처음 간 곳은 양양째복. 대부분 주문은 2인이상 가능해서, 별수 없이 째복국 2인을 주문했다.
색깔이 붉고 고추장 베이스라서 칼칼할 줄 알았는데, 떡볶이 국물 같은 느낌이 강해서 취향은 아녔다. 가본 것으로 만족하기로.
밥을 먹고 근처에서 커피를 마시면 얼추 체크인시간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일정을 빠르게 시작한 탓에 여유시간이 많다.
그래서 욜스테이샵으로 차를 돌렸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악세사리 등 가게 내부가 잘 꾸며져 있다.
커피는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고 하여 주문해두고 커피가 나올때까지 짧게 쇼핑을 했다.
반지와 고민 끝에 팔찌를 샀다. 마음에 든다.
그럼에도 오후 2시정도여서 일단 호텔로 가보기로. 참고로 호텔은 3시부터 체크인 시간.
2시 20분쯤 체크인이 가능하냐 물으니 저층만 준비된 상태라고 한다. 숙소에 오래 있을 것 같지 않아서 괜찮다 하고 바로 체크인.
문제는 여기서 발생함.
1. 강풍으로 숙소 옥상에 있는 수영장(인피티니풀)이 운영 안 됨.
2. 내일 9시부터 수영장 운영시작인데, 그때 되어봐야 내일 수영장 운영여부 확인 가능.
3. 수영장 입장권은 숙박객 1인당 10,000원 결제해야함.
이상하다...수영장 포함된 패키지일 텐데. 일단 당장 수영장을 못간다고 하니까 대실망.
객실로 올라가 짐을 풀고, 대책회의를 시작하다.
근처에 수영장이 있나? 다 호텔 수영장이고 옥상에 있기 때문에 여기와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 판단.
실내 수영장을 검색했다.
다행히 양양군에서 운영하는 체육시설이 있었다. 보통 도시에는 적어도 1개는 있으니까.
다만 수영장으로 검색하면 나오지 않아서 이리저리 조합해서 찾아봐야 했다.
위치는 호텔에서 15분 정도 거리. 생각보다 가까워서 바로 수영복을 챙겨 이동했다.
왜냐면 5시부터 6시까지는 수영장 점검시간이라 이용불가였거든. 그리고 우리는 6시반에 요가클래스가 예약되어 있다.
최대한 빠르게 수영을 즐기고 나오기로 결정하고 3시반쯤 수영장에 도착했다.
📍양양군문화복지회관 수영장
검색하면서 후기를 읽었기 때문에 작을 것은 알았지만, 역시 아담하다.
강습수영을 하지 않는 실내수영장이라 평일도 모든 레인에서 자유수영이 가능하다.
다만, 우리가 방문한 금요일에는 3개의 레인을 어린이 훈련반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었다. 접영을 배우고 있던데 작은 돌고래 같더라. 정말 수영을 잘하네, 부럽다...라고 하며 아무도 없는 유아풀에서 성인 두명이 배영과 평영을 하며 둥둥 떠다녔다.
동행자가 물에 뜨긴 하는데, 수영을 배운 적이 없는 사람이라 유아풀에서 발차기를 집중적으로 알려줬다.
아마추어에게 배워가면 나쁜 버릇이 드니까 웬만하면 강습수영을 받아보라는 추천을 했다. 약간 호기심이 동한 것 같아서 기뻐.
📍배배 젤라또
수영장을 나오니 시간이 애매하게 남는다. 배배 젤라또를 가기로 결정. 물에 떠있기만 한 것 같은데, 생각보다 허기가 진다.
우리가 먹었던 건 배배, 자두, 백호 이렇게 3가지.
배배가 가장 기본이 되는 것 같았고, 자두는 시즌메뉴 같았음. 자두가 진짜 맛있다. 백호는 그때 설명을 봤을때 호지차 베이스라고 했던것 같다. 사진을 안찍었는데, 갈색 찻잎 색깔이다. 맛있었어
가게 내부에서 과수원을 볼 수 있도록 창이 나있는 자리가 많고, 소품도 귀엽다. 컵 체리도 판매하는데 그땐 먹을 생각을 못했네.
📍카페로그
서피비치까지 이동하는 길에 커피도 마시고 싶어져서 카페로그로 이동했다. 요가 클래스예약시간까지 3,40분 정도 남아있어서 충분히 마시겠군. 하고 들어갔는데 카페가 너무 예쁜 거야. 좀 더 여유있을때 올 걸...약간 후회했다.
도착했을 때 갑자기 비가 쏟아졌고, 카페로 우다다 뛰어 들어갔는데. 카페 안에서 숲을 배경으로 통창이 나있어서 비오는 순간의 초록으로 빛나는 숲을 볼 수 있었다.
레스토랑도 같이 운영하는 것 같았는데, 기회가 닿으면 다음엔 저기서 식사를 해보기로 결심함.
책이 엄청나게 많이 있기 때문에, 동행자는 음료를 기다리면서 책을 둘러보고 마시는 동안 읽을 챙을 정했다.
물론 밖을 구경하고 사진찍느라 바빠서 거의 읽지 못했지만.
떠나는게 아쉬울 정도로 아름다운 장소였다. 비가 다녀간 순간이라 우리의 눈에 자체 필터가 적용되어 기억이 미화된 것일지도 모른다.
📍서피비치 요가
여섯시반 요가 클래스 시작! 10분전에는 도착했어야 했는데, 정각에 도착해버린 상황이라 허겁지겁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우리를 포함해 수업은 총 6명이 참가했고, 수업시간은 1시간. 수업이 끝나면 바다를 배경으로 선생님이 기념 사진도 촬영해준다.
모래사장 위에 있는 전면 통창의 컨테이너에서 요가를 하는데,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며 시원하고 건조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요가를 하고 있자니 기분이 끝내준다.
몸이 뻣뻣하고 유연하지 못해서 걱정을 했는데, 무리해서 동작을 시키지 않는다. 휴식을 위한 몸의 이완을 목적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요가수업이 1박 2일 일정 통틀어 가장 만족스러웠다.
호텔로 복귀하며 체크인 때 발생한 문제를 주말토리 채널에 상담을 했었다.
수영장 입장권까지 포함된 패키지이기 때문에 별도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체크인카운터에서 수영장 입장권을 받으러 왔다고 하니 미리 얘기를 한 것인지 뭔지 별다른 이야기 없이 손목띠 형태로 된 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
지난번 제주 여행때도 업체와 주말토리간 협의문제인지 소통문제인지가 발생해서 문의를 진행한 전적이 있었던지라...좀.
아무튼 해결되었으니 되었다. 객실로 올라가서 쉬자!
DAY 2
객실 에어컨이 중앙통제시스템인지 24도보다 온도를 높이면 에어컨이 꺼지는 것이다.
그래서 24도로 맞춰서 자는데 너무 추워서 마스크에 긴팔에...여름인데 겨울처럼 껴입고 잤다.
웅크리고 잤더니 몸이 뻐근해서 결국 일찍 깼는데, 야식을 왕창 먹어놨더니 위가 늘어나서 배고프다고 아우성이다.
1층 로비에 있는 세븐일레븐을 털어서 조식을 대신하고 9시에 맞춰서 옥상에 올라가보니 오늘은 수영장이 열려있다!
사실 이번 주말상점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호텔 수영장이었다. 그래서 기대를 가득 안고 입장했는데.
물이 너무 차갑다. 게다가 수영장 물에 온 갖 것이 떠다녀서 빠르게 후퇴. 안내문을 읽어보니 최대수심이 110cm...허리께밖에는 되지 않는 수심이라 수영을 하기도 애매하다. 어제 갔던 유아풀의 수심이잖아...실내수영장이 훨씬 재밌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고
멍하니 수영장 턱에 앉아 발을 담갔다. 10분정도 있다가 탈출. 지상에서는 몰랐는데 고층으로 올라오니 바람이 너무 강했다.
그래서 어제도 운영을 못했구나..싶으면서도 그렇다면 물은 왜이렇게 더러운건데 싶은 것이다.
총체적 난국이라 마지막은 너무 실망스러워서 울고 싶었음. 어제 실내수영장에 가지 않고 오늘만을 기다렸다면 정말 울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수영을 좋아하고 숙소에 수영장이 있는 곳을 우선순위에 올려두는데, 이번만큼 실망한 적이 없다.
차라리 수영장이 없는데를 갔더라면 이틀 내내 근처 수영장 입장권을 끊고 다녔을텐데, 미련없이.
체크아웃 준비를 하고 나오니 10시 50분이다.
여기의 또다른 문제점은 객실 이용객에 비해 엘리베이터가 너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엘리베이터는 4개(+비상용이 1개 더 있더라). 체크인 체크아웃 시간에는 모든 객실의 인원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최소 30분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려야한다.
우리 앞에 있던 4인 여행객은 30분 넘게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고 한다. 계속 만원으로 차서 탈 수가 없었다고.
왜냐하면 우리는 6층에 배정받았고, 꼭대기 층은 20층.
상층에서 사람이 벌써 만원이 되어서 저층 객실은 상대적으로 오래기다려야 하는 상황.
결국 캐리어가 없는 내가 먼저 계단으로 내려가 체크아웃을 하고, 지하 주차장에서 동행을 기다렸다.
동행은 체크아웃을하고도 20분정도가 지나서야 주차장에 내려왔다.
📍송월메밀국수
정신은 없지만 밥은 먹어둬야 한다. 오늘은 1시반에 서핑 클래스 예약을 해뒀기 때문이지.
송월메밀국수를 점심으로 먹었는데, 두번째 입까지는 정말 맛있다. 그 이후에는 점점 느끼해짐...평냉 처음 먹었을 때의 기분이 난다.
비빔을 먹었더라면 훨씬 잘 먹었을 것 같은데, 하필 둘다 물국수를 시켰다.
메밀냄새가 상당히 강하고, 육수는 깔끔하고 슴슴하다.
📍하조델리
배는 부르지만 커피는 마셔야해. 이왕 온거 케이크가 있다면 한입은 먹어줘야지.
서피비치에서 5분거리인 카페로 왔다. 서핑시간까지 40분정도 여유가 있어서 커피만 마실 요량이었는데, 케이크가 맛있다.
그리고 가게도 너무 예쁘다. 앉아서 창문을 보고 있자니, 안쪽 마당으로 이어지는 집이 보였다. 알고보니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같이 운영하는 모양. 기회가 된다면 여기서 숙박하고 싶어졌다. 요가 수업도 신청하면 할 수 있단다.
📍서피비치 서핑
서핑은 안전교육에 수트로 갈아입기까지 해야하니 수업 30분전에는 체크인을 해달라고 공지가 되어있었다.
그래서 1시까지 가서 등록하고, 안전교육을 빙자한 주의사항 안내문(A4 1장)을 읽고 서명을 한다.
수트를 받아서 탈의실로. 탈의실은 화장실 바로 옆인데, 문제는 안과 밖의 경계가 천 하나로 끝이다. 천을 걷으면 바로 탈의실이라 상당히 당혹스럽고 신경쓰인다. 전에 갔던 서핑장은 탈의실에 잠금장치가 있는 문이 있었던 터라 막연히 그러겠거니하고 갔다가 너무 당황함. 게다가 모레가 그대로 탈의실로 딸려들어오는 구조라 신발을 벗고 옷을 갈아입을 수도 없다. 동행은 흰색 하의를 입고 있어서 젖은 모래가 옷이 묻을까봐 상당히 고생하며 옷을 갈아입었다.
신경쓰이는 것들이 많아서 벗는것도 벗는것이지만 입는것도 한참 걸림.
사진이 한장도 없는 것은 이미 준비과정에서 혼이 나간 것도 있지만, 너무 더웠다. 정말로 너무 더웠어.
이 날은 파도도 없는 잔잔한 바다여서, 서핑 강습을 진행하는 강사님들이 엄청 고생이 많았을 거다.
30분 지상수업, 1시간 수중수업으로 총 1시간반동안 수업을 진행한다. 그리고 이후 1시간반은 자유시간.
지상수업은 서핑보드의 명칭과 패들방법, 테크오프방법을 알려주고 연습한다.
서핑수트를 입고 지상에서부터 수업을 듣는데 숨이 막혀서 죽겠는 거야...그래서 등쪽 지퍼를 열고 수업을 받았는데, 등에 수영복자국이 남을만큼 쏠랑 탔다. 등 태워먹기는 오랜만이라 감회가 새롭네.
1시간 동안은 해변 가까운 바다(수면이 허벅지~허리정도되는 깊이)에서 수업을 이어간다.
패들자세는 따로 하지 않고, 테크오프만 죽어라 했다.
강사님이 뒤에서 보드를 밀어 주는데, 이때 푸쉬! 업! 하는 구령에 맞춰 테이크오프를 하면 된다.
말이 쉽지 계속 보드에서 제대로 못일어나고 바다에 빠진다.
왼쪽 손목을 다친 상태인데다, 무릎이 좋지 않아서 엄청 몸을 사리며 했더니 너무 빨리 테이크오프를 하는 거죠...쌤이 알려준대로 천천히 자세를 취하면 무릎에 부담이 되어서(그래서 하체 근육을 키워야한다. 근육만이 답임) 그걸 피하려고 엄청 빨리 일어나니까 보폭은 좁아지고, 자세는 흔들리고, 물에 빠지는 악순환.
마지막 딱 한번 힘 빡주고 자세를 맞췄는데, 그때 오른쪽 무릎을 대단하게 삐어서 아직까지 아프다. 무릎을 굽히는 순간 통증이 어마무시한데요. 계속 이런 상태면 정형외과를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중.
관절 조심하십시오. 나처럼 평소에 관절이 평소에도 자주 다치거나 약한 사람이라면 특히.
작년에는 갔던 타지역 서핑수업에서는 하필 강습자가 나뿐이라서 40분가까이 혼자 지상수업을 했는데.
그때 내 무릎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된 쌤이 다른 방법을 알려줬었고, 덕분에 그날은 무쟈게 힘들긴했는데 무릎 부상은 없었다네요. 그때의 경험으로 이번에 설마 다치겠어?하는 마음으로 왔는데 다쳐버림. 심지어 1년전보다 지금 훨씬더 운동을 많이 하는데!
분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유시간을 더 즐기지 않고 체크아웃했다.
재미있지만 덥고 혼란한 해변에서 탈출해 강릉역으로 가자.
📍비사이드그라운드
렌트카 반납시간까지 1시간정도가 남은 상황. 빨리 반납하기는 시른데...하고 도착한 강릉역 근처의 카페.
이것이 미드센츄리모던 인테리어라는 것일까? 예뿌다...하고 카페 내부를 신명나게 구경하고 커피를 마셨다.
커피에서 어째서 보리차의 맛이. 구수하고 고소하다. 참기름...?
아무튼 신맛나지 않는 커피 중 가장 맛있었음. 요즘 커피들은 너무 시다.
시간 맞춰 차를 반납하고, 기차시간까지 40분정도가 남아서 강릉역안에서 밥을 먹었다.
1박 2일인데 왜이렇게 3박같지...하는 소리를 하며 각자의 집으로 귀가.
바싹 구워진 얼굴과 손과 등판을 얻다.